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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운조 홍법스님
* 작성자 : 해강
* 조회수 : 3481
* 작성일 : 2012-08-06 오후 5:03:41 		홍법스님 종범스님.jpg

▲사진설명: 1971년 3월5일 홍법스님이 종범스님에게 전강식을 마치고. 홍법, 월하, 벽안, 종범스님(왼쪽부터)

“60년대 중반 넘어서까지 통도사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홍법스님은 법당에서 사용하고 남은 ‘토막초’를 밝히시고 밤늦게까지 책을 보셨습니다.” 종범스님(중앙승가대 총장)은 항상 검소한 생활과 자상한 모습으로 후학들을 지도했던 홍법스님의 일화를 떠올렸다.

1971년 홍법스님이 통도사 주지를 맡을 무렵 전강을 받은 종범스님은 “항상 자상함과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분이었다”고 홍법스님을 회고했다.

“스님은 통도사에서 교무소임을 오래 보셨습니다. 당시 교무는 하안거와 동안거 때 ‘방’을 짜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언제나 미리 대중들과 일일이 상의한 후 소임을 주었습니다. 저도 그때 스님의 덕을 보았습니다. 아무리 아랫사람이라고 해도 의견을 존중하려고 했던 분이 홍법스님입니다.” 때문에 통도사에서는 결제 때마다 원만하게 용상방을 만들 수 있었고, 사중은 화합을 이루는데 걸림이 없었다.

솔선수범과 관련된 일화 한 토막. 통도사는 농토가 많아 사중의 모든 대중이 동참해 모내기와 벼 베기를 해야 한다. 지금도 전통이 남아있지만 60~70년대엔 농기구도 변변치 않아, 농번기 때는 한 달씩 일을 거들어야만 했다. 대중울력이 있는 날이면 홍법스님은 항상 남보다 앞서 나와 팔과 다리를 걷어붙이고 논에 들어갔다. 어른부터 모범을 보이니, 다른 스님들이 불평을 할리 없었다.

두 번째 이야기. 때때로 법당의 기와를 새로 이는 번와라도 할 때면 역시 홍법스님은 누구보다 먼저 지붕 위에 올라 가장 어려운 일을 손수했다.


원만한 성품…대중 화합 다져

후학지도 열정, 제자들 큰감동


이밖에도 도량의 잡풀을 제거하는 일을 비롯한 청소에도 제일 먼저 나섰으니, 홍법스님은 대중들의 모범이 되고도 남았다.

종범스님은 홍법스님에게 전강 받을 때 들은 당부의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당시 홍법스님은 “노력을 더욱 많이 해야 한다”면서 “학인들을 항상 먼저 생각하라”고 부탁했다.

“학인들이 스승입니다. 그러니 학인보다 더욱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학인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자상한 목소리로 종범스님에게 당부의 말을 건네던 홍법스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홍법스님은 그 뒤로 성파스님, 기후스님, 현근스님에게도 전강을 하고 후학들을 잘 길러낼 것을 당부했다.

홍법스님이 대중들에게 강조했던 법문이다. “진심(嗔心)을 내지 말고,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아무리 수행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도 한순간 진심을 내면 나쁜 과보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평소에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또 참는 일을 잘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1978년 6월27일(음력) 홍법스님은 열반에 들었다. 교단을 위해 할일이 많음에도 사바와의 인연을 놓은 것이다. 당시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광덕스님은 그날로 비행기를 타고 내려와 홍법스님의 입적을 추모했다.

이성수 기자(불교신문2003년기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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