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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주자
* 작성자 : 이보현
* 조회수 : 2314
* 작성일 : 2012-09-27 오전 9:32:11 		합장3[3].jpg
놓아주자

내 것도 아닌데,
내 곁에 머물며 기쁨을 주는 존재가 바로 가족이다.
아내고, 남편이고, 자식이다.

나는 다만 잠시 내 곁에 머무는 그들과 더불어 즐길 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즐기는 시간이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길었다고 감사하고, 짧았다고 원망할 일인가?
그건 아니다.
길든 짧든 만남은 만남 자체로도 소중하고 감사할 일이다.

슬픔은 나그넷길에 만난 그 길벗같은 존재들을
내 것이라고 착각할 때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실제로 대다수 사람들은 가족, 특히 자식을 내 것이라고 믿는다.
내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도저히 놓아줄 수가 없다.

조금만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섭섭해하고,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내 것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식에 대해 섭섭하고 실망스러운 것이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죽음 때문에 절망적인 상실감에 빠져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사람은
죽음을,그로 인한 이별을 절대로 용납할 수가 없다.
아니, 죽음 자체를 인정하지 못한다.
죽음은 다른 사람이 겪을 수는 있지만
내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놓아 주자.
내 것이 아닌 것들을 하나씩 둘씩 놓아 주자.
움켜쥐고 있던 것을 모두 내려 놓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무엇이 있겠는가?
그저 더불어 즐기며 더욱 사랑하는 일밖에,,,"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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