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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를 졸졸 따라다니는 다라니 - 이미령
* 작성자 : 이보현
* 조회수 : 2447
* 작성일 : 2012-10-22 오후 8:19:40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


(대지도론)에는 보살이 지닌 공덕 몇 가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첫째는, “보살은 다라니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서도 정수(essence)이면서
신비한 힘을 지닌 주문이 다라니입니다.
신비한 힘을 지녔기 때문에 꼬치꼬치 뜻풀이를 하기 보다는
길이에 상관없이 통째로 외우는 것을 불자들은 선호합니다.

옛사람들은 다라니를 총지(總持)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총지란 진리를 마음에 담아서 잊지 않음,
수많은 선(善)을 잘 간직해서 잃어버리지 않고 악(惡)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간직해서 잊지 않음이란 뜻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즉 진리를 가슴에 잘 간직해서 잊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총지를 ‘뛰어난 기억력’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中村元) (불교어대사전) 참고.

뜻풀이 보다 통째로 외워 진리를 간직해 잊지 않아

대지도론(제5권)에는 다라니에 대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다라니는 깨지지 않아서 물을 담으면 새지 않는 온전한 그릇과 같습니다.
온갖 착한 법을 모으고 잘 간직해서 흩어지거나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뜻에서 다라니는 능지(能持)라고도 번역합니다.

둘째, 다라니는 악한 것이 마음에 생겨날 때 잘 막아서 생겨나지 않게 하며,
악한 죄를 짓고자 할 때에도 잘 지켜서 그 하나하나를 짓지 않게 해줍니다.
이런 뜻에서 다라니는 능차(能遮)라고도 번역합니다.

셋째, 다라니는 마음과 잘 어우러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며,
유루이기도 하고 무루이기도 하며,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서 볼 수 없고,
대상이 없으며(無對), 하나의 지(持:界)와 하나의 입(入)과 하나의 음(陰)에 속하니,
법지(法持), 법입(法入), 행음(行陰)이며, 9지(智)로 알고, 1식(識)으로 식별하며,
아비담법입니다.

넷째, 다라니를 얻으면 그동안 들은 모든 가르침을 잘 기억해서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다섯째, 다라니법은 언제나 보살을 졸졸 따라다니니,
마치 하루건너 찾아오는 학질(말라리아)과 같고,
다라니는 보살을 떠나지 않으니 마치 귀신에 붙들린 것과 같으며,
다라니는 보살을 언제나 따르니 선불선(善不善) 율의(律儀)와도 같습니다.

여섯째, 다라니는 인자한 아버지와 같아서 사랑하는 자식이 길을 걷다가
구덩이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잘 지키고 보호하듯이,
성문과 연각의 두 구덩이에 빠지지 않게 지켜줍니다.

일곱째, 다라니는 수미산처럼 힘이 셉니다.
누군가 수미산을 입으로 후 분다고 해도, 산은 털끝만큼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처럼 보살이 다라니의 힘을 얻으면 수미산처럼 굳건한 힘을 얻어서
그 어떤 마(魔)에도 흔들리지 않으니, 마왕이건 마왕의 백성이건
그 보살을 조금도 해치지 못합니다.

보살을 기억력 좋게 해주고, 수미산처럼 강하게 만들어주며,
일단 다라니를 익히면 다라니가 그를 졸졸 따라다니며 지켜주기 때문에
수행자들은 여러 수행법 가운데 다라니수지를 특히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다라니에는 몇 가지가 있을까요?
대략 500가지의 다라니가 있다고 하는데,
일단 세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듣기만 하면 외워서 잊지 않는 다라니 즉 문지(聞持) 다라니입니다.
이 다라니를 얻은 사람은 그 어떤 이야기와 가르침을 귓가에 흘려 듣기만 해도
생생하게 기억하여 잊지 않습니다.

둘째는 세상 모든 것을 잘 분별해서 아는 다라니 즉 분별지(分別知) 다라니입니다.
이 다라니를 얻은 사람은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와 모든 사물과 사항에
대해서 그 하나하나의 특징과 좋고 나쁨을 헤아려 압니다.

셋째는 세상의 모든 소리에 들어가는 다라니 즉 입음성(入音聲) 다라니입니다.
설령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세월을 누군가의 비난을 들어도
이 다라니만 잘 간직하면 마음에 화를 품거나 원망하는 일이 없게 됩니다.

(대지도론) 제5권

[불교신문] - 이미령 | 동국역경원 역경위원ㆍ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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