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건 티끌이다
등록일 : 2004-12-11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겐지스강가에 사는 여러 사람들이 손발을 구족(具足) 하였지만 그 강을 건너가지 못한다. 모든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가 있고 여래가 항상 법의 중요한 이치를 말하고 있지만 여덟가지 성인의 도(道)와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길이 있다고 말을 하지만 중생들이 얻지 못하는 것은 나의 허물이 아니며 성인의 도의 허물도 아니며, 중생들의 허물이며 번뇌의 허물임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중생들이 탐진치 삼독(貪·瞋·癡 三毒) 에 찌들어 있으면 이기주의가 만연하게 될 것이다. 번뇌 망상이 일어나지 않는 대열반의 묘락(妙樂)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마치 아주 유명한 의사가 환자의 병을 잘 알아 약을 지어주지만, 그 약을 먹고 먹지 않음이 의사의 허물이 아니듯이.

“불자들아 어떤 시주가 그의 있는 물건을 여러 사람에게 주고자 하건마는 받지 않는 이는 시주의 허물이 아니니라. 불자들아 마치 해가 떠서 어둡던 것이 모두 밝아지는데 배냇소경이 길을 보지 못함은 해의 허물이 아니니라. 불자들아 항하사수의 물이 갈증을 제하지만 목마른 이가 마시지 아니함은 물의 허물이 아니니라. 불자들아 땅에서 여러 가지 과실을 내는 일이 평등하여 다르지 않지마는 농부가 씨를 심지 아니함은 땅의 허물이 아니니라. 불자들아 여래가 중생들을 위하여 가르침을 분별하여 연설하지마는 중생들이 듣고 듣지 아니함은 부처님의 허물이 아니니라.”
“불자들아 어떤 임금님이 대신에게 분부하되 ‘너는 코끼리를 한 마리 가져 다가 눈먼 소경들에게 보여라’ 하였다. 대신은 임금님의 명을 받고 여러 소경을 모아놓고 코끼리를 보였더니 소경들은 제각기 손으로 만져보고 말하기를 ‘너희들은 코끼리를 보았느냐’ 소경들은 제각기 ‘보았다’고 답하기를 ‘무엇을 보았느냐’고 하니 상아를 만져본 이는 코끼리 모양이 무우와 같다고 하고, 귀를 만진 이는 코끼리가 키와 같다고 하고, 머리를 만진 이는 코끼리가 돌과 같더라 하고, 코를 만진 이는 코끼리가 절구공이와 같다고 하고, 다리를 만진 이는 코끼리가 나무절구와 같더라 하고 등을 만진 이는 코끼리가 평상과 같더라 하고, 배를 만진 이는 코끼리가 독과 같더라 하고 꼬리를 만진 이는 코끼리가 동아줄과 같더라 하더라 불자들아 저 소경들이 코끼리의 전체를 말하지는 못하였으나 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니 만일 그 여러 모양이 코끼리가 아니라면 그것을 떠나서는 따로 코끼리가 없느니라.”
이 말씀의 뜻은 눈뜬 사람이 볼 때에 눈먼 사람이 부분적으로 코끼리를 만지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만 그 부분 부분이 코끼리는 아니다. 그러므로 코끼리 전체를 말하지는 못하였지만 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여러 모양이 다 코끼리가 아니라면 그것을 떠나서 따로 코끼리를 눈먼 장님들이 코끼리를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다.
능엄경에 “흔들리는 건 티끌이다.”는 말씀이 있다. 아침 햇살이 문틈사이로 들어오면 그 햇살에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미세한 먼지들을 볼 수 있게 된다. 흔들리고 있는 것은 먼지인데 햇살이 들어와야 보이게 되는 것이다.
본인도 기도를 할 때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것을 망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흔들리는 것은 미세한 티끌인데 햇살이 들어와야 보이듯이, 평소에는 못 느끼고 있다가 부처님께 지극정성으로 합장하고 기도를 드릴 때 지혜광명의 찬란한 빛이 비추일 때에 이 생각 저 생각이 다 드러나는 것을 괴로움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냥은 보이지 않던 우리들 삶의 미세한 번뇌들이 기도하고 정진하는 수행의 등불이 밝혀졌을 때 비로소 확연히 보여지는 것이다.
그 등불은 공부에 의지하여 밝힐 수 있다. 이 공부란 학문이 아닌 기도요, 수행이며, 정진이다. 맑고 고요한 것은 허공이요, 요동치는 것은 번뇌이다. 번뇌를 여의는 공부는 정진이며, 수행정진이 이루어져야, 아침에 해가 뜨면 저절로 어둠이 사라지듯이 근심걱정도 번뇌망상도 저절로 사라지게 됨을 보았으면 한다.
기도의 힘은 어떤 어려운 관문도 흔들림 없이 평상심으로 통과할 수 있게 하여준다. 모르고 힘이 없으면 불안한데 기도를 통해서 지혜와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기도란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기도의 힘은 원하는 바에 대한 확신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신념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여준다. 그러한 힘과 용기와 지혜는 누가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사람은 여한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다.
기도 할 때에 무언가 바라지 않아도 된다. 햇빛이 비치면 미세한 먼지가 다 보이듯이 찬란한 지혜광명이 있으신 부처님께서는 구지 바라지 않아도 다 보고 계시기 때문이다.
기도를 하면 무거운 짐을 벗는 것처럼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이 가벼워지면 애써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 할 필요도 없다. 이런 삶이 의미 있고 목적이 있는 삶이다. 수행하지 않고 말만 하는 것은 녹음기가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단편적으로 보면 눈먼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 같지만, 눈뜬 이가 보면 코끼리의 부위 부위를 만지면서 코끼리를 떠나서는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음을 알게 되듯이, 지금이 어렵고 힘든 시기라고는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보면 물질의 풍요가 극치에 이르고 있는 지금에는 거부장자 아닌 사람이 없다. 그러므로 과욕부리지 말고 복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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