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스님-무아(無我)의 의미
등록일 : 2022-05-22
통도사 일산포교당 여래사 일요가족법회



●밀린다왕문경 -이름에 관한 문답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가 앉아 있는 곳으로 갔다. 가까이 가서 공손히 예배드린 다음, 다정하고 정중하게 인사말을 나누고, 예의 바르게 한 편에 비켜 앉았다. 나아가세나 존자도 답례로서 왕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미린다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를 향하여 질문을 시작했다.

존자는 어떻게 하여 세상에 알려졌습니까.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대왕이여, 나는 나아가세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의 동료 수행자들은 나를 나아가세나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나에게 나아가세나(龍軍), 수우라세나(勇軍), 비이라세나(雄軍), 시잉하세나(獅子軍)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나아가세나라는 이름은 명칭, 호칭, 가명, 통칭(通稱)에 지 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인격적 개체 - 즉 육체 속에 있는 영원 불변한 것 - 는 인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때, 미린다 왕은 5백 명의 요나카 인과 8만 명의 비구에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는 ‘이름 속에 내포된 인격적 개체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그 말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다시 왕은 나아가세나 존자를 향하여 질문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만일 인격적 개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대에게 의복과 음식과 침대와 질병에 쓰는 약물 등 필수품을 제공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또 그것을 받아서 사용하는 자는 누구 입니까. 계행(戒行)을 지키는 자, 수행(修行)에 힘쓰는 자, 수도(修道)한 결과 열반에 이르는 자, 살생(殺生)을 하는 자, 남의 것을 훔치는 자, 세속적인 욕망 때문에 바르지 못한 행위를 하는 자, 술을 마시는 자는 누구입니까. 또, 무간지옥(無間地獄)1)에 떨어질 다섯 가지2) 역죄(逆罪,五無間業)를 짓는 자는 누구입니까. 만일, 인격적 개체가 없다고 한다면 공도 죄도 없으며, 선행과 악행의 과보도 없을 것입니다. 존자여, 설령 그대를 죽이는 자가 있더라도 살생의 죄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대의 승단에는 스승도, 계를 가르치고 전해주는 스승도, 비구의 계도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대는 말하기를 `승단의 수행 비구들은 나를 나아가세나라 부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나아가세나라고 불리우는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존자여, 머리털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대왕이여, 그런 말씀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대의 몸에 붙은 털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손톱,살갗,살,힘줄,뼈,뼛골,콩팥,염통,간장,늑막,지라,폐,창자,창자막,위,똥,담즙,담,고름,피,땀,굳은기름(脂肪),눈물,기름(膏),침,콧물,관절속의 액체(關節滑液),오줌,뇌들 중, 그 어느 것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아니면 이들 전부가 나아가세나라는 말 씀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는 그 어느 것도, 그것을 전부도 모두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존자여, 물질적인 형태(色)나, 느끼는 작용(受)이나, 표상의 작용(相)이나, 형성하는 작용(行)이나, 식별하는 작용(識)이 나아가세나입니까.
존자는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들 색(色).수(受).상(相).행(行).식(識)을 모두 합친 것(五蘊)이 나아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대왕.
그러면 오온(五蘊)을 제외한 어떤 것이 나아가세나입니까.
나아가세나 존자는 여전히 아니라고 대답했다.
존자여, 나는 그대에게 물을 수 있는 데까지 다 물어보았으나, 나아가세나를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세나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있는 나아가세나는 어떤 자입니까. 존자여, 그대는 `나아가세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씀하였습니다.

그 때 나아가세나 존자는 미린다 왕에게 반문했다.
『대왕이여, 그대는 귀족 출신으로 호화롭게 자랐습니다. 만일 그대가 한낮 더위에 맨발로 뜨거운 땅이 나 모랫벌을 밟고 울퉁불퉁한 자갈 위를 걸어 왔다면 발을 상했을 것입니다. 몸은 피로하고 마음은 산란하여 온 몸에 고통을 느낄 것입니다. 도대체 그대는 걸어서 왔습니까. 아니면 탈 것으로 왔습니까.』
존자여, 나는 걸어서 오지 않았습니다. 수레를 타고 왔습니다.
수대왕이여, 그대가 수레를 타고 왔다면 무엇이 수레인가를 설명해주십시오. 수레의 채轅가 수레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굴대(軸)가 수레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바퀴(輪)나, 차체(車體)나, 차틀(車棒)이나, 멍에(軛)나 밧줄이나 바퀴살(輻)이나 채찍(鞭)이 수레입니까.
왕은 이들 모두를 아니라고 대답했다.

대왕이여, 나는 그대에게 물을 수 있는 데까지 다 물어보았으나 수레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수레란 단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대가 타고 왔다는 수레는 대체 무엇입니까. 그대는 `수 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씀한 셈이 됩니다. 그대는 전 인도에서 제일 가는 임 금님입니다. 무엇이 두려워서 거짓을 말씀했습니까.
이렇게 물은 다음, 나아가세나 존자는 5백 명의 요나카인과 8만 명의 비구들에게 말했다.
미란다 왕은 여기까지 수레로 왔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수레인가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했을때, 이것이 수레이다 라고 단정 적인 주장을 내세울 수 없었습니다. 그대들은 대왕의 말씀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5백명 요나카 인은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말씀해 보십시오.』
그래서 미린다 왕은 존자에게 다시 말했다.
『존자여,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수레는 이들 모든것, 즉 수레채,굴대,바퀴,차제,차틀,밧줄,멍에,바퀴살,채찍 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에 반연攀緣하여 수레라는 명칭이나 통칭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대왕께서는 <수레>라는 이름을 바로 파악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대가 나에게 질문한 모든 것, 즉 인체가 만들어 내는 서른 세가지 물질과 존재의 다섯 가지 구성요소五蘊를 반연하여 “나아가세나” 라는 명칭이나 통칭이 생기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바지라 비구니는 세존앞에서 이 같은 싯 구를 읊은 일이 있습니다."

마치 여러 부분이 모이므로
수레라는 말이 생기듯,
다섯 가지 구성 요소(五蘊)가
존재할 때
생명 있는 존재(有情)라는 이름도 생기느니.

훌륭하십니다. 존자여, 정말 희귀합니다. 내가 그대에게 한 질문은 매우 어려웠습니다만 훌륭하게 대답하였습니다. 만일, 부처님께서 여기에 계신다면 그대의 대답을 입증하실 것입니다. 잘 말씀하였습니다. 존자여, 정말 잘 말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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