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원수간의 화해와 통일이 가능하려면
그동안 원수로 지내 왔던 남북관계가 풀리고 통일민족으로 발전할 수가 있을까? 남북통일의 오랜 화두에도 불구하고 양자 간의 현실적인 불신과 불화가 우리 모두의 고민거리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원수의 의미를 바로 안다면 그 답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사전에서는 원수(怨讎)의 의미를 찾아보면 ‘자기 또는 자기 집이나 자기 나라에 해를 입혀 원한이 맺히게 한 대상’ 이라고 나옵니다. 이러한 관계는 자신의 이익과 관계되는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자신과 이해관계가 얽혀야 원수가 된다는 말입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가장 가까운 데서부터 본다면 부모, 배우자, 자식, 친척, 친구, 동료, 부하, 상사, 애인, 이웃, 사회, 국가 등 주로 삶 속에서 같이 가야 할 사람 중에서 원수가 나온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원수의 수(讎)자는 원수라는 뜻 외에도 짝, 비교하다, 갚다, 바로잡다 등의 의미도 지닙니다. 극단적인 표현에 부모나 자식이 원수라는 말도 있습니다. 나를 만들어 놓고 사바세계에서 고통 받게 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와 가까이 있는 자가 항상 괴로움의 원인이 되기에 남편이 원수요 자식이 원수요 애인이 원수요 친구가 원수요 이웃이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삼업(三業: 身口意)에 의해서 원수가 되기 쉽습니다.
“한비구가 분쟁을 일으키고 온갖 쓸데없는 말을 해서 화합할 줄을 몰랐다. 그래서 먼저 있던 사람은 떠났고 새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 이 죄로 말미암아 그는 지옥 속에서 헤아릴 수 없는 괴로움을 받았고 그것이 끝난 뒤에도 지옥의 남은 죄 때문에 죄업의 몸을 받고 다시 태어나 온갖 괴로움을 계속 겪어야했다.” 이것은 잡아함경에 나오는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지금 내가 받는 고통은 전생에 또는 과거에 자신이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금생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이 나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숙업을 풀어주기 위해 절에서 108배, 천배, 만배의 참회기도를 하도록 권하는 것입니다. 또 금세에 원수를 만들지 않으려면 업이나 척을 짓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사랑과 자비의 행이 세속적 업을 맑게 하고 원한 관계를 극복할 수가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수행 실천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통일도 그렇습니다. 남북한은 진정 과거 침략의 잘못을 참회해야 하며 그 동안에 지었던 많은 업들이 녹아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살아가는 동안에 하는 생각, 말 그리고 행동마다 복 짓는 선업을 계속함으로써 훌륭한 업식(業識:선업 악업으로서 초래된 과보로서의 마음)을 쌓아나가야 할 것이며 그러지 못하면 대립과 분열만 지속될 뿐 통일은 생각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선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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